캐나다에서 결혼을 준비하거나 참석할 예정이신가요? 혹시 해외의 독특한 결혼 문화에 대해 궁금하신가요? “결혼식은 다 비슷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셨다면, 캐나다의 결혼 문화는 여러분의 생각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하객 규모부터 장소 선정, 예식 진행 방식, 축의금 문화까지, 한국과 캐나다의 결혼식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보이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캐나다에서 한국과는 다른 캐나다만의 독특한 결혼 문화 열 가지를 소개합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 캐나다에서 결혼식에 참석할 일이 있는 분, 혹은 해외 결혼 문화에 관심 있는 분에게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과는 다른 캐나다의 결혼 문화 TOP 10
1 소규모 결혼식
캐나다에서는 한국과 달리, 가까운 친척과 친구들만 초대하는 소규모 결혼식이 일반적입니다. 한국처럼 수백 명의 하객을 초대하는 경우는 드물죠. 캐나다 사람들은 결혼식을 개인적인 행사로 여기고 진정으로 친밀한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결혼식에 초대받는다는 것 자체가 신랑 신부와 매우 가까운 사이임을 의미하며, 참석 자체가 큰 의미를 갖습니다. 따라서 결혼식 규모가 작거나 초대 받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섭섭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소규모 결혼식 문화는 캐나다의 높은 식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할 경우 인당 $100 이상의 식대를 지불해야 하며, 지역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성수기에는 $200가 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하객 규모를 줄이는 것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한국처럼 축의금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축의금을 통해 결혼 비용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캐나다에서는 예비부부가 스스로 결혼 비용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현금이나 상품권을 선물로 주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한국처럼 큰 금액을 주고받는 문화는 아닙니다.
즉, 캐나다의 소규모 결혼식 문화는 높은 식대, 축의금 문화의 부재, 그리고 결혼식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의 소규모 결혼식 문화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다양한 웨딩 장소
캐나다에서는 틀에 박힌 웨딩홀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데요, 호텔이나 컨벤션 센터는 물론이고, 집 뒷마당, 공원, 레스토랑, 와이너리, 심지어 박물관이나 골프장, 농장까지, 예비부부의 취향과 예산에 따라, 그리고 결혼식 규모와 컨셉에 맞춰 장소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3 셀프 웨딩
캐나다에서는 ‘나만의 결혼식’을 직접 만들어가는 셀프 웨딩이 보편적입니다. 한국처럼 웨딩홀에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서비스는 찾기 어려워 예비부부가 드레스, 메이크업, 사진, 음식, 밴드 등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개별적으로 계약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물론, 캐나다에도 웨딩 플래너가 있지만, 플래너 고용 비용만 최소 $3,000 이상이 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커플들은 직접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캐나다에서는 신랑 신부가 직접 결혼식을 준비하는 셀프 웨딩 문화가 보편적입니다.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꽃 장식이나 테이블 세팅, 웨딩 소품 등을 직접 준비하며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결혼식을 만들어가는 즐거움은 절대 포기할 수 없죠.
DIY 웨딩 소품을 만들거나, 중고 물품을 활용하고, 꽃 시장에서 직접 꽃을 구매하는 등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셀프 웨딩은 단순히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을 넘어, 예비부부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경험이랍니다.
4 지정 좌석
캐나다 결혼식에서는 하객들에게 지정된 좌석이 있습니다. 한국처럼 자유롭게 앉는 문화와는 다르죠. 이는 결혼식 진행을 원활하게 하고, 하객들이 편안하게 식사와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있도록 캐나다 사람들의 세심한 배려입니다. 지정 좌석은 일반적으로 테이블 번호와 이름표로 표시되며, 식장 입구에 좌석 배치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캐나다 결혼식에 초대받았다면 RSVP에 꼭 응답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RSVP는 프랑스어 ‘Répondez s’il vous plaît’의 약자로, ‘참석 여부를 알려주세요’라는 뜻입니다. RSVP 마감일을 꼭 확인하여 참석 여부를 미리 알려주는 것이 예의입니다. RSVP를 통해 하개개 수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음식 준비, 좌석 배치, 답례품 준비 등 결혼식 준비에 차질이 없습니다.
5 주례
캐나다 결혼식에서 주례는 단순히 덕담을 해주시는 어르신이 아닙니다. 법적으로 혼인을 선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죠. 한국에서는 은사나 부모님과 연결된 사람이 주례를 맡는 경우가 많지만, 캐나다에서는 결혼 감독관(Marriage Commissioner)라고 불리는 공인된 주례사가 있습니다. 이들은 주 정부의 승인을 받아 합법적으로 결혼식을 집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사람들입니다.
결혼 감독관은 단순히 예식을 진행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혼 관련 서류 작성, 혼인 신고 등 법적인 절차에도 관여합니다. 따라서 캐나다에서 결혼식을 올릴 때는 반드시 라이센스가 있는 주례사를 통해 진행해야 합니다. 주례 없는 결혼식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니까요.
주례사는 온라인 또는 전화로 예약할 수 있으며, 비용은 주례사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400-$600 정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6 들러리
캐나다 결혼식에서 들러리와 신랑 들러리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예식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결혼 준비 과정부터 신랑 신부 곁을 지키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죠.
들러리는 보통 신랑 신부의 가장 친한 친구나 가족이 맡아, 그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신부 들러리는 신부와 함께 드레스, 메이크업, 헤어 등을 고르며 함께 고민하고, 신랑 들러리는 신랑의 예복을 챙겨주고 결혼식 당일 진행을 돕습니다. 결혼식 준비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함꼐 나누고,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존재가 되어주는 것이죠.
결혼식 당일에는 신랑 신부와 함께 입장하고, 사진 촬영에도 참여하며 결혼식을 더욱 빛내줍니다.
7 퍼스트 룩
서양에서는 결혼식 날 신부가 입장하는 순간까지 신랑이 신부를 봐서는 안 된다는 미신이 있습니다. 신랑이 신부의 모습을 결혼식 날 미리 보면 불운이 온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놀랍게도 이 미신은 오늘날까지 잘 지켜지는 전통 중 하나입니다. 신부의 얼굴을 가리는 베일이나, 신부만의 공간인 신부대기실 등이 바로 이 미신 때문에 생겨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이러한 전통에서 벗어나 본식 전에 신랑 신부가 미리 만나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 퍼스트 룩(First-look)이라는 특별한 순서를 선택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습니다. 퍼스트 룩은 신랑 신부에게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선사하며, 결혼식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을 더욱 높여줍니다.
퍼스트 룩은 보통 결혼식 장소 근처의 조용한 곳에서 진행됩니다. 신랑은 먼저 지정된 장소에 서 있고, 신부가 뒤에서 살며시 다가가 신랑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신랑이 돌아서서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을 처음 보는 순간, 그들의 표정과 감정은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합니다.
퍼스트 룩은 결혼식 당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본식 전에 미리 사진 촬영을 마치면 결혼식 후 피로연 시간을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퍼스트 룩 촬영은 신랑 신부가 좀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8 2부 예식 (피로연)
캐나다 결혼식에서는 2부 파티 ,즉 피로연이 결혼식의 하이라이트입니다. 1부 예식 후, 2부에서는 맛있는 식사와 함께 흥겨운 음악, 신나는 게임, 그리고 술을 즐기며 모두가 하나 되는 파티 분위기를 만끽합니다. 하객들과 함께 어울리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캐나다 문화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죠.
2부 파티에서는 부모님과의 댄스, 신랑 신부의 퍼스트 댄스, 하객들과의 댄스 등 다양한 댄스 타임이 마련됩니다. 특히 아버지와 딸의 댄스(Father-Daughter Dance)는 빼놓을 수 없는 순서인데요, 이는 미국 결혼식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신부와 아버지가 함께 춤을 추여 아버지와 딸의 특별한 사랑을 표현하는 시간입니다. 아버지의 부재 등의 이유로 아버지가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다른 가족이 함께 춤을 추기도 합니다.
아버지와 딸의 댄스가 끝나면 신랑 신부의 퍼스트 댄스가 이어집니다.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둘만의 특별한 춤을 선보이며 결혼식의 감동을 더하죠.
이 외에도 퀴즈, 빙고 등의 게임을 통해 하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하객들이 서로 어울리고 친목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죠. 뿐만 아니라, 신랑 신부를 위한 깜짝 이벤트, 축가, 영상 편지 등을 준비하여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9 가터 던지기
가터 던지기는 서양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통적인 이벤트입니다. 신랑이 신부의 다리에서 가터를 벗겨 던지면, 미혼 남성 하객들이 이를 잡기 위해 경쟁하는 놀이입니당. 마치 신부가 뿌케를 던져 다음 결혼할 사람을 점치는 것처럼, 가터를 잡은 사람이 다음에 결혼할 사람이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가터 던지기는 결혼식에 활력을 불어넣고 하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벤트이지만, 최근에는 가터 던지기를 생략하거나 변형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가터 던지기가 여성을 사물화하거나 성적 대상화한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모든 하객이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터 던지기 포함 여부는 신랑 신부의 선택에 따라 결정합니다.
10 웨딩 기프트 레지스트리
한국에서는 결혼식 축의금이 일반적이지만, 캐나다에서는 웨딩 선물을 주는 문화가 발달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축의금(Cash Gift)을 주는 경우도 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는 웨딩 선물 레지스트리(Wedding Gift Registry)를 통해 신랑 신부에게 필요한 선물을 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웨딩 선물 레지스트리는 신랑 신부가 미리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 원하는 선물 목록을 등록해 놓으면, 하객들이 그 목록을 보고 선물을 선택하여 구매하는 방식입니다. 아마존(Amazon), 베이 백화점(Hudson’s Bay), 베드 배쓰 앤 비욘드(Bed Bath & Beyond) 등 다양한 곳에서 웨딩 기프트 레지스트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웨딩 기프트 레지스트리를 이용하면 중복 선물을 방지하고, 신랑 신부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선물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하객 입장에서도 어떤 선물을 골라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게 선물을 구매할 수 있죠.
11 웨딩 케이크
한국에서도 웨딩 케이크는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캐나다의 웨딩 케이크에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바로 결혼 1주년을 기념하며 부부가 함께 케이크를 나눠 먹는 전통이죠. 이는 19세기 영국에서 유래된 풍습으로, 당시에는 웨딩 케이크 윗부분을 보관해 두었다가 첫 아이의 세례식에 사용했다고 합니다.
캐나다의 웨딩 케이크는 일반적으로 2~3단으로 준비되지만, 5단 케이크처럼 더 크고 화려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로연에서 진행되는 케이크 커팅은 결혼식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입니다. 신랑 신부가 함께 케이크를 자르는 모습은 결혼식 사진의 단골 조재이며, 결혼식 앨범에 소중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냉동 보관의 어려움, 맛의 변질, 그리고 냉장고 공간 부족 등의 이유로 결혼 1주년에 웨딩 케이크 대신 미니 케이크나 케이크 트러플, 혹은 다른 디저트를 준비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혼 1주년을 맞아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를 하거나 둘만의 특별한 여행을 떠나는 커플도 많답니다.
마치며
오늘은 한국과는 다른 캐나다 결혼 문화의 특징들을 살펴봤는데, 어떠셨나요? 캐나다의 결혼식은 한국과는 다른 매력으로 가득하죠?
캐나다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이거나 캐나다 지인의 결혼식에 참여할 예정이라면 이 글에서 소개한 내용들을 참고하여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결혼식을 준비하거나 참석하시면 됩니다. 캐나다의 결혼식은 한국 결혼식과는 또 다른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