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이 되면 캐나다 전역은 분주해집니다. 겨우내 문을 닫았던 코티지에는 불이 들어오고, 공원에서는 피크닉 매트를 펴고 소풍을 즐기는 가족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단어가 바로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입니다.
이름만 들으면 영국 왕실에 고풍스러운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지만, 실제로 이 날은 캐나다 현지인들에게 여름 시즌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날이랍니다. 유학생, 워홀러, 신규 이민자라면 빅토리아 데이를 단순한 휴일로만 넘기지 말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문화, 그리고 실생활 팁까지 알아두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참고하세요: 2025년 캐나다 공휴일: BC주, 온타리오주, 퀘벡주 휴일까지 완벽 정리!
빅토리아 데이란?
빅토리아 데이는 1819년에 태어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생일(5월 24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공휴일입니다. 공식적으로는 5월 24일이 포함된 주의 월요일에 지정되며, 매년 날짜가 조금씩 달라지죠. 그리고 2025년에는 5월 19일 월요일이 바로 빅토리아 데이입니다.
이 날은 캐나다 연방이 정한 공식 공휴일 중 하나로, 빅토리아 여왕의 상징성과 함께 영연방 국가로서의 전통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답니다. 그러나 오늘날 캐나다인들에게 이 날은 단지 역사적 의미만 있는 날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 날을 기점으로 코티지 시즌을 시작하고, 캠핑을 떠나고, 야외 바비큐를 준비하는 등 ‘여름 라이프스타일’의 개막일로 인식하고 있죠.
그래서 이 날은 ‘May Two-Four’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여왕의 생일(5/24)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맥주 24팩과도 연결되어 캐나다식 유머로 널리 사용되는 표현이랍니다.
내가 사는 지역도 쉴까?
캐나다는 주마다 공휴일 적용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빅토리아 데이도 지역에 따라 휴무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 표를 참고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 주/준주 | 공휴일 여부 | 특징 |
|---|---|---|
| 온타리오(ON), 브리티시컬럼비아(BC), 앨버타(AB), 매니토바(MB), 서스캐처원(SK), 뉴브런즈윅(NB), 뉴펀들랜드앤래브라도(NL), 노스웨스트 준주(NWT), 유콘(YT), 누나부트(NU) | 공휴일 | 대부분 기관 휴무 |
| 퀘벡(QC) | 공휴일 아님 | 대신 같은 날 ‘애국자들의 날’ 기념 |
| 노바스코샤(NS),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PEI) | 선택적 휴일 | 고용주 재량으로 적용 |
특히 퀘벡주는 빅토리아 데이를 공식 공휴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지역에 거주 중이라면 일정 계획 시 ‘애국자의 날’ 행사와 운영 시간을 따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나다인들은 빅토리아 데이를 어떻게 보낼까?
빅토리아 데이는 공식적으로 여왕의 생일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실제로는 가족 단위의 야외 활동, 여행, 쇼핑, 캠핑 등 ‘첫 여름’을 즐기는 날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불꽃놀이(Fireworks): 캐나다 전역에서 무료 불꽃놀이가 열리는데요. 특히 토론토의 애쉬브릿지스 베이 공원(Ashbridges Bay Park), 오타와의 캐나다 연방의회(Parliament Hill), 몬트리올의 올드 포트(Old Port) 등이 유명합니다. 대부분 밤 9시~10시 사이에 시작되며, 인근에는 푸드트럭과 라이브 음악 세션도 함께 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 코티지 & 캠핑 시즌 개막: 빅토리아 데이를 기준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코티지(별장)를 오픈하고, 국립공원이나 주립공원 캠핑장을 예약합니다. 이 날을 시작으로 캐나다의 야외 활동 시즌이 본격화되기 때문이죠.
- 쇼핑 할인: ‘Victoria Day Long Weekend Sale’이라는 이름으로 주요 소매점들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캐네디언 타이어, 홈디포, 로우스, 코스트코 등은 정원용품, 캠핑 기어, 야외 가전 제품 등 시즌 아이템을 중심으로 대폭 세일을 하죠.
- 야외 바비큐와 피크닉: 친구들과의 모임, 가족 단위 야외 식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공원에서는 돗자리와 휴대용 그릴을 준비한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빅토리아 데이 준비하기
이 연휴를 잘 활용하려면 사전에 잘 준비해야 합니다. 인기 캠핑장이나 코티지는 조기에 마감되거나 혼잡할 수 있으므로 아래 항목을 참고해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을 점검해보세요.
- 숙소 예약: 무스코카, 블루마운틴, 나이아가라 지역은 3주 전에는 예약을 마쳐야 안정적
- 렌터카 확보: 주요 도심에서 렌터카 수요 폭증. 사전 예약 시 할인 혜택 있음
- TTC 및 GO Transit 스케줄 확인: 대부분 공휴일 스케줄로 운영, 배차 간격 길어짐
- 마트/식당 운영 시간 확인: 일부 매장은 단축 영업 또는 휴무. 사전 확인 권장
- 현금 & 자외선 차단제 준비: 푸드트럭 등 카드 결제 불가한 곳 많음. 야외 활동에는 자외선 차단제 및 벌레 퇴치제 필수
마치며
오늘은 ‘빅토리아 데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처음 캐나다에 온 분들에게는 ‘빅토리아 데이’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년만 살아보면 이 날이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계절과 분위기가 바뀌며 생활 패턴이 확 달라지는 출발점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될 거예요.
이 날을 단순히 쉬는 날로 넘기기보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과 공원에서 작은 피크닉을 하거나, 혼자서라도 공원 불꽃놀이를 보며 여름을 맞이해보세요. 혹은 대형마트 세일을 활용해 캠핑 장비를 준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빅토리아 데이를 계기로 캐나다의 계절감과 문화를 더 가까이서 느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