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살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든 적 있을 거예요. “나도 이민 관련 일을 전문적으로 해볼까?” 주변에 유학생이나 새로 온 이민자들을 돕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민 컨설턴트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기기도 하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캐나다에서는 그냥 아무나 이민 상담을 해줄 수 없어요. 누군가의 이민·비자 신청을 공식적으로 도와주려면 RCIC(Regulated Canadian Immigration Consultant)라는 공인 자격증이 꼭 필요합니다. 이 자격증 없이 이민 관련 일을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준비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렇다면 이민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공부는 얼마나 오래 해야 하고, 비용은 얼마나 들까요? 오늘은 캐나다에서 이민 컨설턴트가 되는 방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소개해드릴게요.
이민 컨설턴트는 무슨 일을 할까?
이민 컨설턴트, 특히 RCIC(Regulated Canadian Immigration Consultant)는 캐나다 정부에 공식 등록된 이민 전문가입니다. 쉽게 말하면, 이민이나 비자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복잡한 서류를 작성하고, 신청 과정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죠. 이민법에 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개인이나 가족이 캐나다에 정착할 수 있도록 가장 좋은 방법을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무자격 대행업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RCIC는 합법적인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캐나다 이민청(IRCC) 앞에서도 고객을 공식적으로 대변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반면에 아무 라이선스 없이 비공식적으로 상담을 해주는 곳은 법적으로 보호도 못 받고,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도 질 수 없답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는 ‘자격증이 있는 사람에게만 이민 상담을 맡기라’고 강조하는 거죠.
이민 컨설턴트의 실제 업무를 살펴보면, 고객의 상황을 분석하고 이민 옵션을 추천하거나, 비자·영주권·시민권 신청 서류를 작성해주고, 때로는 거절된 신청에 대해 재심 청구(appeal)를 도와주는 일까지 맡게 됩니다. 한마디로, 이민과 관련된 전반적인 여정을 함께 설계하고 이끌어주는 전문 가이드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자격 요건은 무엇일까?
캐나다에서 RCIC가 되려면 몇 가지 기본 조건을 갖춰야 합니다.
첫 번째는 신분 요건입니다. RCIC가 되려면 반드시 캐나다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여야 합니다. 워크 퍼밋이나 학생 비자처럼 임시 체류 신분으로는 지원할 수 없어요. 영주권을 먼저 획득하고 RCIC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두 번째, 학력 요건도 있습니다. 최소 4년제 대학교 졸업(학사 학위)가 필수예요. 전문대나 2년제 학위만으로는 지원할 수 없고, 정규 학사 과정을 마친 사람만 인가된 이민 컨설턴트 교육 과정(졸업디플로마)에 등록할 수 있답니다.
세 번째는 언어 능력이에요. 이민 컨설팅 업무는 대부분 영어(또는 불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언어 실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또한 다음 섹션에서 다시 설명하겠지만, 퀸즈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 등록하려면 IELTS(Academic) 7.0 이상, 토플(iBT) 101점 이상의 점수를 요구하는데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네 영역 모두 높은 점수가 필요해서, 영어를 평소에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수준이 되어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리성도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RCIC는 고객의 중요한 개인 정보를 다루고, 이민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민감한 일을 맡기 때문에, 투명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게 기본입니다. 따라서 이 자격을 얻은 후에도 매년 윤리 교육을 이수하고, 업계 기준을 엄격하게 따라야 하죠.
이민 컨설턴트 교육 과정은 어떻게 준비할까?
자, 기본 자격 요건을 갖췄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공인 교육 과정을 밟아야 합니다. 그냥 아무 과정이나 듣는다고 되는 게 아니라, CICC(캐나다 이민 컨설턴트 규제 기관)에서 공식으로 인정한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합니다.
현재 캐나다에는 인정되는 교육 기관이 딱 두 곳이 있는데요, 바로 퀸즈대학교(Queen’s University)와 몬트리올대학교(Université de Montréal)입니다.
퀸즈대학교 프로그램은 영어로 진행되고, 대부분 온라인 수업이라 일하면서 병행하기도 좋습니다. 총 9개 과목을 이수해야 하고, 보통 3학기에 걸쳐 약 1년 정도 걸립니다. 과목들은 이민법, 시민권 절차, 윤리와 책임, 케이스 스터디 같은 실무 중심 내용으로 꽉 차 있으며, 학비는 2024년 기준으로 약 CAD $15,933 정도(출처: 퀸즈대학교)입니다.
몬트리올 대학교 프로그램은 프랑스어로 진행되는데요, 만약 프랑스어가 가능하다면 이쪽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한국 분들은 퀸즈대 영어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입학을 위해서는 학사 학위는 기본이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면 아이엘츠나 토플 같은 공인 영어 점수도 제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원 준비를 할 때부터 영어 시험과 서류를 모두 챙겨두는 게 좋답니다.
이 교육 과정을 무사히 마치면, 드디어 이민 컨설턴트 시험(Entry-to-Practice Exam) 응시 자격이 생기는데요, 여기까지가 ‘공식적인 첫걸음’이라고 보면 됩니다.
Entry-to-Practice 시험(EPE) 준비하기
공인 교육 과정을 마쳤다면, 이제 다음 관문은 바로 Entry-to-Practice Exam(EPE)입니다. 쉽게 말하면, RCIC가 되기 위한 최종 시험이죠. 이 시험에 합격해야만 진짜로 라이선스를 신청할 수 있거든요.
시험은 총 135문제로 구성돼 있고, 제한 시간은 3시간입니다. 문제 유형은 객관식(MCQ)과 객관식(Situational MCQ)으로 나뉘는데, 실제 업무 상황을 묻는 질문도 꽤 많이 나옵니다. 참고로 오픈북 시험이 아니라서, 시험장에서 책이나 노트를 볼 수 없고요.
시험 응시 신청료는 CAD $75이며, 첫 시험 응시료는 CAD $425이고, 만약 떨어져서 재응시할 경우에는 CAD $325가 추가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한 사람당 학교 졸업 직후 3년 동안 최대 4번까지만 시험 기회를 받을 수 있답니다.
필요한 비용과 걸리는 시간은?
이민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과 돈도 꽤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서 미리 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정말 중요해요.
먼저, 가장 중요한 비용부터 정리해볼게요.
- 졸업 디플로마 학비: 퀸즈대 기준으로 약 CAD $15,933 정도 듭니다 (2024년 기준).
- 어학 시험 비용: 아이엘츠나 토플의 응시료는 보통 $300 정도 드는데요,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여러 번 다시 볼 수도 있으니 이건 여유를 두고 생각해야 합니다.
- Entry-to-Practice 시험 비용: 응시 신청료 $75 + 첫 시험 응시료 $425 = 합쳐서 약 $500 정도. 만약 떨어지면 재응시 비용 $325가 추가로 들고요.
- RCIC 등록비 및 연회비: 최초 등록비와 연회비를 합치면 연간 약 CAD $1,800 이상 필요한데요. 이건 매년 갱신해야 하는 고정 비용입니다.
- 기타 비용: 여기에 보험 가입비, 실무 교육(PME 과정) 이수 비용, 각종 서류 준비 비용 등도 추가로 들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학비와 시험비, 등록비까지 포함해서 최소 CAD $20,000 이상은 예상해야 하고, 준비 과정 중 생활비나 기타 개인 비용까지 고려하면서 여유 있게 계획하는 게 좋습니다.
그럼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요?
- 이미 학사 학위가 있는 경우, 인가 교육 과정(약 1년) + 시험 준비(몇 개월) = 대략 1~2년 정도를 잡으면 됩니다.
- 만약 영어 준비까지 병행해야 한다면, 조금 더 여유를 두는 게 좋습니다.
RCIC 취득 후 커리어 전망은?
그럼 이렇게 RCIC 자격을 따고 나면 어떤 길이 열릴까요? 이민 컨설턴트는 앞으로도 꽤 안정적인 수요가 기대되는 직업입니다. 커리어 루트도 다양하고요:
- 개인 사무실을 열어 독립 컨설턴트로 활동할 수도 있고,
- 기존 이민 컨설팅 회사나
- 로펌,
- 교육기관(예: 컬리지, 유학원) 등에서 직원 컨설턴트로 일할 수도 있습니다.
수입은 경력과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는 연 $59,000CAD (출처: Glassdoor) 정도라고 합니다. 초반에는 연 $40,000대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많지만, 경험이 쌓이고 고객층이 넓어지면 연 $80,000 이상 버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본인 명의로 회사를 운영하면 수익은 훨씬 더 올라갈 수 있죠.
고용 전망도 지역별로 조금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좋음’ 또는 ‘보통’ 평가를 받고 있어요. 특히 온타리오, 브리티시 컬럼비아처럼 이민자 수가 많은 주에서는 앞으로도 꾸준한 수요가 기대됩니다.
물론, 시장 경쟁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어서 단순히 라이선스만 있다고 바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전문성, 고객과의 신뢰, 업데이트된 정보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커리어를 크게 좌우합니다.
마치며
캐나다에서 이민 컨설턴트가 된다는 건, 단순히 자격증을 따는 걸 넘어 누군가의 인생을 함께 설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 것입니다. 준비 과정이 쉽진 않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많죠.
처음엔 막막할 수 있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EPE 시험장에 앉아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거예요. 조급해하지 말고 오늘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쌓아가세요.
캐나다에서의 이민 컨설턴트라는 꿈, 충분히 여러분의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응원할게요!